소수 우주전투기(Prime Starfighter) 게임

간만에 Abstruse Goose 사이트[1]에 새 글이 올라왔던데, 보니까 웹브라우저로 할 수 있는 게임이 올라와 있다. 이름하여 Prime Starfighter-_-

날아오는 숫자들 중에서 합성수는 놔두고 소수만 제거하면 된다. 조작법은 화살표 키로 하고 스페이스바를 누르면 fire and fury[2]가 나온다고 한다. ㅋㅋㅋ 소수가 최하단에 도달하는 순간 게임 오버 된다.

초 단순한 게임이지만 나름 도입 스토리도 있다!! 사악한 소수 제국이 모든 합성수를 제거하려 하는 것를 막아야 한다나 뭐라나-_-

 


[1] http://abstrusegoose.com/576
[2] 내 백과사전 화제의 책 Fire and Fury 2018년 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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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치즈키의 abc 추측 증명에 대한 논란

일전에 본 블로그에서 언급[1]을 했지만, 근래 화제가 되고 있고 생각해볼만한 문제라 포스팅해 본다.

모치즈키 선생이 주장하는 abc 추측에 대한 증명이 PRIMS (또는 RIMS)라는 저널[2]에 실렸다는 소문[3]이 났는데, 근데 RIMS는 공교롭게도 치프 에디터가 모치즈키 자신이라-_- 이에 대해 논란이 가중되는 것 같다. 이거 뭐 셀프 억셉인가-_- 그래서 진위 확인을 하기 위해 누가 문의한 모양인데, RIMS 측에서는 아직 억셉트 되지 않았다는 답변을 했다고 한다.[4] Peter Woit 선생의 블로그 Not Even Wrong[4]에 댓글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과거 2012년에 Cathy O’Neil 여사가 모치즈키가 자신의 증명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abc 추측은 아직 증명이 안 됐다고 주장한 글[5]이 있던데, 이런 글이 있었는 줄 몰랐네. ㅎㅎㅎ 2017년이 끝나가는 현재까지도 상황이 그리 변하지 않은 것 같다. O’Neil 여사는 글[5] 마지막에 악플을 너무 많이 받아서, 댓글을 닫았다고 써 놓았다. 이건 딴 이야기지만-_- O’Neil 여사의 책[6]이 근래 번역되었던데, 빨랑 읽어봐야 하는데 게을러서 여태 안 보고 있다 ㅋㅋㅋ 아놔.

여하간 해커뉴스[7]에서 시카고 대학 수학과 소속의 Frank Calegari 선생의 글[8]이 올라와 있던데, Calegari 선생의 표현을 빌자면 정수론 학계의 총체적 난국(complete disaster)이다-_- 그의 논문에는 너무나 많은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아이디어가 포함되어 있는 것 같은데, 이것이 혁신적인 발상인건지 그냥 개소리인지 판정을 하기가 너무 어려운 상황 같아 보인다.

예를 들어, 증명과정의 어떤 이해하기 힘든 스텝이 있을 경우, 이것이 읽는 사람이 놓치고 있는 심오한 사고과정의 결과인지 그냥 저자의 실수인지를 판정해야 한다. 그러나 반증을 하려면 그것 조차 증명이 필요하고, 논문에 그런 스텝들이 무수히 많으면서 저자의 적절한 설명이 없을 경우, 거의 무한한 노력이 투입되어야 한다. 그 결과 타오 선생의 댓글[8]에서도 지적했듯이, 증명의 개략적인 요약본도 나오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여러모로 과거 페렐만, 장익당 선생의 증명들과 비교되고 있는데,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타오 선생이 댓글[8]에서 상세히 써 놓았다. 그들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으나, 방법론은 모두 기존 전공자들에게 잘 알려진 것들이라는 점이다. 모치즈키의 경우 기존 전공자들에게는 너무나 생소한 방법론을 사용하고 있고, 더구나 그것을 적극적으로 해설하지도 않고 있어, 논리적 갭을 메우는 것이 너무 난감하다는 점이 문제다.

이런 걸 보면 수학적 증명이라는 것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수학적 증명이란 논리적으로 옳으니 누구나 인정할 수 밖에 없으니 매우 객관적 사실처럼 보이지만, 최종적으로는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아야 한다’라는 보이지 않는 주관적 관문이 있다는 점이다. 사실 모치즈키 자신은 옳은 증명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건 디시 인사이드 수학 갤러리에서 논리적 갭을 메우지 않고 리만 가설을 풀었다고 뇌내망상 정신승리-_-하는 친구[9]들과 현재로서는 본질적 차이가 없다. 모치즈키의 논리적 갭이 진짜 trivial인지, 아니면 정신승리-_-인지, 자신이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는 있다고 보인다.

페렐만의 경우, 이 부분을 좀 도외시한 면이 있으나 결국 다른 수학자들의 영웅적 희생으로 증명의 엄밀함을 얻게 되었고,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으로 모든 영예를 독차지 했다는 점에서 도의적 문제가 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과거에 뉴요커 지에서 읽었던 Manifold Destiny[10]라는 유명한 기사가 생각나는데, 그 때 당시에 비해 생각이 좀 바뀌는 것 같다. 당시에는 Yau 선생이 페렐만의 영예를 가로채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뭐 본인은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내용에 따라서는 Yau 선생의 공로도 일부 인정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1] 내 백과사전 abc 추측과 모치즈키 신이치 2014년 7월 5일
[2] http://www.kurims.kyoto-u.ac.jp/~prims/index.html
[3] 아사히 신문 Mathematician in Kyoto cracks formidable brainteaser December 16, 2017 at 18:25 JST
[4] Latest on abc in Not Even Wrong
[5] The ABC Conjecture has not been proved in mathbabe
[6] 캐시 오닐 저/ 김정혜 역, “대량수학살상무기“, 흐름출판, 2017
[7] https://news.ycombinator.com/item?id=15971802
[8] The ABC conjecture has (still) not been proved in Persiflage
[9]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mathematics&no=231171
[10] http://zariski.egloos.com/983084

수학적 호기심을 위한 매거진 : chalkdust

해커뉴스[1]를 보니 자칭 수학적 호기심을 위한 매거진이 링크되어 있다. 이름이 chalkdust (분필가루?)[2] 라고 한다. 보니까 신생 매거진인 듯. 우측 상단에 페이스북[3]이랑 트위터[4] 페이지도 있다. 하고로모 사재기 이야기[5]를 보면 수학자들이야 말로 마지막까지 분필을 쓰는 학자 집단이 되지 않을까 싶다. ㅎㅎㅎ

뭐 얼마나 갈 지 모르겠지만 일단 포스팅해둠… -_-

예전에 포스팅[6]한 function space는 아무래도 망한 것 같다-_- 역시 콴타 매거진 처럼 큰 스폰서가 있어야 안 망하고 양질의 매거진이 되는 듯 ㅋㅋㅋ

 


[1] https://news.ycombinator.com/item?id=15931346
[2] http://chalkdustmagazine.com/
[3] https://www.facebook.com/chalkdustmag
[4] https://twitter.com/chalkdustmag
[5] 내 백과사전 하고로모 분필을 사재기 하는 수학자들 2015년 6월 16일
[6] 내 백과사전 수학, 물리학, 컴퓨터 공학을 위한 커뮤니티 : Function Space 2013년 4월 17일

Stein의 책 ‘기초 정수론’의 한국어판

수학도라면 CAS 중에 SageMath를 만든 것으로 유명한 Stein 선생의 이름은 대부분 이름을 들어 봤을 것 같다. 본 블로그에서도 몇 번 이름을 언급한 적[1,2]이 있다.

Stein 선생의 홈페이지를 간만에 보니, 그가 쓴 책 ‘Elementary Number Theory'[3]의 한국어 번역판 pdf 파일을 공개[4]하고 있다. 헐… 공개한 지 약간 오래된 것 같은데, 본인은 오늘 알았다. ㅋㅋ 역자는 충남대 수학과 소속의 강병련 교수라고 한다.[5] 번역서 제목은 ‘계산과 법연산, 그리고 비밀통신을 강조한 기초정수론’이다. 목차를 대충 보니 암호학과 관련된 초등적인 내용들을 다루고 있는 듯 하다. 심심하면 짬 내서 한 번 보는 것도 좋을 듯…

일전에 공개한 Stein 선생의 책[6]도 제대로 못 봤는데-_- 볼 건 많고 능력은 부족하고…. ㅋㅋㅋ 다른 수학책이 필요한 사람은 일전에 이야기한 무료 수학책[7]을 참고하기 바란다.

 


[1] 내 백과사전 트럼프가 리만 가설을 증명한다면? 2017년 2월 7일
[2] 내 백과사전 Simons Foundation이 Sage Project의 후원을 거절하다 2015년 9월 7일
[3] https://www.amazon.com/Elementary-Number-Theory-Computational-Undergraduate/dp/0387855246/
[4] http://wstein.org/ent/
[5] https://twitter.com/sioum/status/840328719621226496
[6] 내 백과사전 Barry Mazur와 William Stein의 새 책 2015년 11월 25일
[7] 내 백과사전 무료 수학책 모음 사이트 2013년 12월 9일

엔지니어, 물리학자, 수학자

An engineer thinks that his equations are an approximation to reality. A physicist thinks reality is an approximation to his equations. A mathematician doesn’t care.
엔지니어는 수식이 현실의 근사라고 생각한다. 물리학자는 현실이 수식의 근사라고 생각한다. 수학자는 관심없다-_-

출처가 기억 안남… ㅋ

일전에 더치페이 코메디 이야기[1]를 했지만, 세간에는 수학자/물리학자/엔지니어를 엮는 개그가 좀 많은데[2], 살다보면 꽤 많이 들을 수 있다. ㅎㅎ 근데 그 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 문장임. ㅋㅋ

 


[1] 내 백과사전 수학 전문가들이 더치페이를 하다 2013년 8월 23일
[2] http://www.cs.northwestern.edu/~riesbeck/mathphyseng.html

RSA 공격법 : Coppersmith’s attack

다섯 명의 보안 연구자들이 CVE-2017-15361 라는 연구보고서[1]를 발표했는데, 이름하여 the Return of Coppersmith’s Attack (줄여서 ROCA) 라고 이름 붙였다고 한다. 이게 뭔 소린가-_- 싶어서 이리저리 검색해봤다. RSA를 공격하는 여러가지 방법들 중에 Coppersmith’s attack이라는 유명한 방법을 응용한 어떤 방법 같다. Synopsys라는 회사의 홈페이지[2]에 설명이 꽤 상세하니 참고할만 하다.

현재 ROCA에 영향받는 시스템의 숫자가 상당하다[2,3]고 하는데, 벌써 공개키값을 입력하면 취약성을 판단해주는 사이트[4]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 제품들에도 영향이 있다는데, 마이크로소프트 측에서는 이번 CVE-2017-15361에 대한 보안 권고문 ADV170012[5]도 발간한 모양이다. 집에 있는 공유기 등등 여러 전자제품들은 웬만하면 OS패치는 꼬박꼬박 해두자-_-

1996년에 Don Coppersmith라는 보안 전문가가 정수계수의 degree n인 monic polynomial이 주어질 때, 0부터 M^{1/n}의 범위 안에 up to mod M으로 모든 root를 찾는 다항식 시간 알고리즘을 발표했다고 한다. 이름하여 Coppersmith method인데, 이 방법을 동원하면 RSA로 부실하게 암호화 할 때 root를 모두 파내는 작업이 가능한 모양이다.

RSA를 구현하려면 두 소수 p, q와 공개키 e값, 비밀키 d값을 결정해야 한다. 이 때, ed\equiv 1 \pmod{(p-1)(q-1)}가 성립해야 한다. 평문 메세지 M을 전송하려면 C\equiv M^e \pmod{pq}로 암호화한 C를 전송하고, C^d\equiv M \pmod{pq} 으로 복호화한다.

RSA 자체의 수학적 문제는 없지만, 사용하는 사람에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일전에 소수 재사용 문제[6]와 유사하다고나 할까. ㅎㅎ 위키피디아의 Coppersmith’s attack 항목의 설명에 따르면, 컴퓨터 모듈러 연산의 속도를 위하여 e값으로 페르마 소수 F_0, F_2, F_4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e값이 작고 평문의 길이가 매우 짧을 경우, 보통 pq의 값이 매우 크기 때문에 암호화 된 텍스트 값 C가 모듈러 연산에 몇 번 걸리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 경우 C값을 그냥 e 거듭제곱근을 구해서 평문을 복호화해 낼 수가 있다.

또는 동일한 메세지를 다수의 청중에게 방송할 경우, 공약수를 파내는 방법과 중국인 나머지 정리를 쓰면 평문 메세지의 경우의 수를 꽤 크게 좁힐 수도 있는 것 같다. 이런 식의 다양한 RSA 공격 기법들이 알려져 있는 것 같은데, 이번 ROCA는 정확히 어떻게 공격하는지는 본인도 잘 모른다-_- [1]을 대충 봤는데, 원체 지식이 없다 보니… ㅋㅋㅋ

여하간 보안패치는 꼬박꼬박 하자는 교훈. ㅎㅎㅎ 지금 검색해보니 보안뉴스에도 관련 기사[7]가 있다.

 


2017.10.24
Security Flaw in Infineon Smart Cards and TPMs in Schneier on Security

 


[1] https://crocs.fi.muni.cz/public/papers/rsa_ccs17
[2] ROCA: Cryptographic flaws in BitLocker, Secure Boot, and millions of smartcards
[3] 포브스 ‘Worse Than KRACK’ — Google And Microsoft Hit By Massive 5-Year-Old Encryption Hole OCT 16, 2017 @ 10:41 AM
[4] https://keychest.net/roca
[5] https://portal.msrc.microsoft.com/en-us/security-guidance/advisory/ADV170012
[6] 내 백과사전 Diffie-Hellman의 취약점 : 소수(prime number) 재사용 문제 2016년 12월 18일
[7] 보안뉴스 RSA 암호화 알고리즘에서 인수분해 취약점 발견 2017-10-18 10:56

페이스북 메신저에 LaTeX 수식을 쓸 수 있다

the next web 기사[1]를 보니 페북 메신저LaTeX 수식을 쓸 수 있다고 한다. 진짠가 싶어서 일전에 이야기[2]한 Zo에게 크롬브라우저 상에서 채팅을 보내봤다.

보내는 방법은 수식 앞뒤로 달러 기호 두 개를 쓰면 된다. $$ n = 3 $$ 이런 식으로. 다만 앱 상에서는 수식이 텍스트로만 보인다.

수학도 사이에서의 대화는 앞으로 페북 메신저를 이용해야 할 듯 하다. ㅎㅎㅎ 뭐 본인은 챗 할 상대 자체가 없지만-_-

 


[1] the next web Math geeks rejoice: Facebook Messenger lets you write basic mathematical formulae in LaTex 11 days ago
[2] 내 백과사전 인공지능 Zo는 리눅스를 좋아하나? 2017년 7월 24일

Bakhshali manuscript : 기호 0이 사용된 가장 오래된 문서

archaeology 매거진의 기사[1]를 보니 Bakhshali manuscript의 탄소 연대 측정 결과, 이전에 내용상으로 추정한 것 보다 500년이나 과거인 3~4세기의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 문서의 내용이 은근 난이도가 있는 편인 모양인데,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등비수열, 연립방정식, 2차방정식, 부정방정식 등의 내용이 있다고 한다. 대충 국내 교육과정에 중3~고1 수학 정도의 내용에 해당한다. 헐… 근데 연대 차이가 많이 나는 다른 페이지와 섞여 있다고 하는데, 이유는 알 수가 없는 듯.

지금이야 미지수, 제곱 등의 편리한 수식기호가 많고 대수 공식들(곱셈/인수분해 공식)이 잘 발달되어 있어, 고대 문제들이 쉽게 보일지 모르지만, 고대에는 그런 계산들을 문장형 (어떤 수와 그 수의 곱에 다시 처음 수의 두 배를 더하고…-_-)으로 방정식을 인식했기 때문에 간단한 방정식도 열라 풀기 빡세다. 본인은 산스크리트어를 모르긴 하지만, Bakhshali manuscript의 내용도 아마 그런 식일 듯 하다.

이 문서에는 영을 의미하는 기호인 중앙의 검은 점이 쓰이는 모양인데, 이번에 연대 추정이 바뀌면서 아라비아 숫자(다들 아시겠지만 인도에서 발명된 기호)로서 영을 의미하는 기호가 최초로 사용된 문서가 되었다 한다. 그 전에는 9세기 Gwalior Fort의 사원 바닥에서 발견된 문자가 최초였다. 물론 여기서 영을 의미하는 기호를 쓰는 것 자체는 이보다 오래된 고대 마야 문명이나 메소포타미아 문명에도 이미 있었는데, 현재 전세계에서 사용되는 아라비아 숫자 기호 ‘0’의 기원이 되는 기호로서 최초라는 말이다.

과거 수많은 핵실험[2]들 때문에 대기중의 방사성 원소의 농도가 급증하는 바람에,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에 고려해야 할 점이 여러가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의 오차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테크닉이 동원되는 모양인데, Sheridan Bowman의 책[3]을 번역한 책[4]을 일전에 읽어봤는데, 그 방법이 잘 설명 돼 있다. ㅋ 근데 이 책을 내가 어디 놔 뒀는지 보이질 않네…-_-

 


[1] archaeology New Dates Push Back Use of Zero Thursday, September 14, 2017
[2] 내 백과사전 역대 국가별 핵실험 회수 2013년 2월 13일
[3] Bowman, Sheridan (1995) [1990]. Radiocarbon Dating. London: British Museum Press. ISBN 0-7141-2047-2.
[4] 셰리든 보먼 저, 이선복 역,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 사회평론아카데미, 2014

게임 이론을 비스마르크 해전에 적용하기

앤터니 비버 선생의 책[1;p694]을 읽으니 본인이 좋아하는 비스마르크 해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내용이 많이 간략하다. ㅋㅋ 이걸 보니 비스마르크 해전에 관해 본인이 아주 오래전에 게임 이론을 학생들에게 소개하는 교재를 만든 게 생각나서 온통 뒤져봤는데, 디지털 파일은 분실하고 인쇄물로만 남아 있었다. 이걸 그냥 버리기도 그렇고 해서 걍 블로그에 남겨본다.

이 글의 뼈대는 Haywood의 논문[2]을 기반으로 작성된 것이나, [2]에 나와있지 않은 역사적 사실 부분은 모두 위키피디아의 Battle of the Bismarck Sea 항목, Skip bombing 항목, ビスマルク海海戦 항목이 출처이므로, 본 블로그는 역사적 내용의 정확성을 보증하지 않는다.

 


문제 1

1943년 2월, 맥아더 장군의 남서 태평양해역군이 부나(Buna)를 함락하고 라에(Lae)에 주둔한 일본 기지를 위협하게 되자 일본군은 라에의 기지를 증원하기 위해 대규모의 병력 이동을 실시하기로 결정한다. 결국 2월까지 제 20사단과 41사단이 일차적으로 후송되었고, 다음 18군 사령부와 제 51사단을 실은 8척의 수송선이 8대의 구축함과 100대의 폭격기의 호위를 받으며 라바울(Rabaul)에서 라에로의 수송 작전에 돌입하였다. 제 3함대를 지휘하는 기무라 마사토미(木村昌福) 제독은 라바울의 심슨항에 정박한 구축함 시라유키(白雪)에 승선하였다. 이 작전은 연합군의 세력이 상당히 강한 비티아즈 해협(Vitiaz Strait)을 통과해야하는 매우 위험한 작전이었으므로 참모 측에서 전멸을 예감하고 중지를 건의하였으나 81호 작전계획 담당인 제 8함대 작전참모 카미 시게노리(神重徳) 대좌는 “명령이니까 전멸할 각오로 임하라”라는 답변만 할 뿐이었다. 이미지 출처 [2;p366]

미군의 암호 해독팀은 일본군의 무전 통신 전파를 가로채어 해독하는데 성공하였고, 남서 태평양 공군 제독 소장 조지 케니(George Kenney)의 지휘하의 연합군 공군과 뉴기니에 있는 연합군 육군은 그러한 조우를 준비하고 있었다. 특히 특별히 개조된 미공군 B-25 미첼 폭격기와 오스트레일리아 공군 뷰파이터 폭격기의 조종사들은 대공 선박 폭격 연습을 준비해왔다. 미첼 조종사는 “물수제비 폭격(skip bombing)”이라 불리는 새로운 기술을 연마하는 중이었다. 이 폭격 방식은 B-25같은 쌍발폭격기들이 고도 60~150m, 시속 420km의 속력으로 적함에서 500m 정도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하여 철갑폭탄을 투하하면 폭탄이 물수제비처럼 수면을 튀어 배의 측면에 타격을 주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발사 후 명중까지 수 분이 걸리는 어뢰와 달리, 폭탄 투하 후 수 초 이내에 표적에 도달하므로 회피가 불가능하고 선박의 수선 부근에 타격을 주어 어뢰처럼 표적함정에 침수를 일으키므로 구축함 급 이하의 전투함이나 수송선 등 현측장갑이 없는 함정들에게는 가공할 만한 위력을 과시하였다.

기무라 마사토미 제독의 선택은 두 가지로 크게 압축되는데 라바울에서 라에까지 이동하기 위해서는 위 지도에서 볼 수 있듯이 북쪽 경로와 남쪽 경로가 있다. 날씨가 좋지 않아 정찰의 시계가 상당히 나쁜 시기였고 조지 케니 장군 역시 정찰의 집중도를 북쪽과 남쪽 두 군데 중 하나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상황을 다음과 같이 가상적으로 수치화 해 보자.

지도에서 볼 수 있듯이 기무라 마사토미가 어느 경로를 택하든 거리는 비슷하므로 (논문[2]에 첨부된 저 그림은 안 비슷해 보이는데, 구글맵으로 보면 비슷해 보임-_-), 양쪽 모두 약 3일 간의 항해가 예측된다. 실제로 솔로몬 해역 및 비스마르크 해역에서 2월 말부더 태풍이 불어와 시계가 상당히 나쁜 상태였다. 조지 케니 역시 정찰기의 태반을 뉴 브리튼 섬 북쪽 지역 아니면 남쪽 지역 중 어느 한 쪽을 따라 집중시킬 수 있다. 그런데 만약 미군이 남쪽으로 정찰하는데 일본군이 북쪽올 항해한다면 미군은 1일 간의 폭격을 할 수 있고, 일본군이 남쪽으로 항해를 하면 미군은 3일간의 폭격을 할 수 있다고 하자. 반면에 미군이 북쪽으로 정찰할 때 일본군이 남쪽으로 항해한다면 2일간의 폭격이 가능하고, 일본군이 북쪽으로 항해해도 2일간의 폭격이 가능하다고 하자. 이미지 출처 [2;p368]

이 상황은 다음과 같은 표로도 만들 수 있다.

케니\기무라 북으로 항해 남으로 항해
북으로 정찰 2일 폭격 2일 폭격
남으로 정찰 1일 폭격 3일 폭격

이려한 상황은 게임이론에서 메우 전형적인 설정이다. 즉, 제로섬 게임이고, 단판으로 게임이 종결되고, 한번 선택온 돌이킬 수 없고, 게임 내의 제반 정보는 모두 쌍방에 공개되어 있으나 서로 상대방의 선택을 알 수는 없다. 각 게임 참가자 (케니와 기무라)는 최악의 결과를 가급적 회피하려고 한다고 할 때 어떤 결과가 될 것인지 예측할 수 있을까?

 


문제 1 풀이

케니의 관점에서 보자. 미군은 가능한 많은 날수를 폭격할 수 있는 선택을 원한다. 그래서 각 선택에 대한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 보자.

케니\기무라 북으로 항해 남으로 항해 각 행의 최소값
북으로 정찰 2일 폭격 2일 폭격 2
남으로 정찰 1일 폭격 3일 폭격 1

따라서 그 최소값들 중에서 최대가 되는 값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케니는 북으로 정찰하는 방향을 택하게 된다.

기무라의 관점에서 보자. 일본군은 가능한 적은 날 수를 폭격할 수 있는 선택을 원한다. 마찬가지로 각 선택에 대한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보자.

케니\기무라 북으로 항해 남으로 항해
북으로 정찰 2일 폭격 2일 폭격
남으로 정찰 1일 폭격 3일 폭격
각 열의 최대값 2 3

따라서 그 최대값들 중 최소가 되는 값을 선택하는 방향이 될 것이다. 따라서 기무라는 북으로 항해하는 방향을 택하게 된다. 이와 같이 최대들 중에서 최소, 최소들 중에서 최대를 선택하는 전략을 미니맥스 전략이라고 한다.

실제로 기무라 마사토미 제독은 북쪽 경로인 비스마르크 해를 통과하는 길을 선택하였고, 2월 28일까지 흐리던 날씨가 3월 1일부터 맑아지고, B-24폭격기 조종사의 순찰에 발각되면서 비스마르크 해전이 시작된다. 이미지 출처

3월 2일부터 이틀 사이에 미군과 오스트레일리아 공군의 대규모 폭격이 시작되었고, 물수제비 폭격술을 이용하여 57발 중 28발을 명중(이 숫자의 출처가 불명)하는 기염을 토해내는 놀라운 명중률을 보이며 일본군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 거의 살육에 가까운 이 비스마르크 해전으로 인해 미 공군과 오스트레일리아 공군은 겨우 13명의 조종사를 잃고 5대의 전투기가 파손되었지만, 일본군은 8척의 수송선([1;p694]에는 7척)과 4척의 구축함이 가라앉고 약 3000명의 지상군이 사망하는 재앙을 맞게 된다. 이 전투의 타격으로 인해 일본군은 파푸아 뉴기니에서의 장악력을 점차 잃게 되고 나아가 태평양에서의 세력을 잃게 된다.

 


[1] 앤터니 비버 저/김규태, 박리라 역, “2차 세계대전”, 글항아리, 2017
[2] O. G. Haywood, Jr. “Military Decision and Game Theory”, Journal of the Operations Research Society of America, Published Online: November 1, 1954 p365-385 https://doi.org/10.1287/opre.2.4.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