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rosoft Station Q : 마이크로소프트의 양자컴퓨터 연구랩

2년전에 이코노미스트지 기사[1]에서 필즈상 수상자인 Michael Freedman 선생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지원을 받아 양자컴퓨터를 연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다. 이 소식이 어찌됐나 까먹어가던 차에, 마침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에서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기사[2]를 보니, 흥미롭게도 마이크로소프트가 타사에 비해 어떤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듯한 소식이 들린다. 헐, 진짠가?

몰랐는데, Freedman 선생이 설립한 랩 이름이 Microsoft Station Q라고 한다. Station Q의 홈페이지의 소개[3]에 따르면, Freedman 선생이 연구를 나름 오래전부터 생각해오고 있었는 듯.

Freedman 선생은 토폴로지 쪽에 업적이 있는 사람이라고 알고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연구하고 있는게 바로 topological quantum computer라고 한다. 뭐 본인은 topological quantum computer와 그냥 quantum computer가 뭐가 다른지도 모르겠다-_- 뭔가 토폴로지의 백그라운드가 사용되는 듯. ㅋ 이코노미스트지[1]에 anyon 등등의 나름 자세한 설명이 있으나 뭔 말인지 모르니 넘어갑시다.

주간기술동향의 기사[2]에서는 궁극적인 응용의 범위만 설명하고 있을 뿐, 어떤 측면에서 기술수준이 앞서있는지에 대한 단서는 별로 없어서 실망이다. 다만 설명들이 너무 좋은 이야기들만 늘어놔서 모두 신뢰하기 어려울 정도다. Too good to be true. 나름 재미있으니 일독을 권한다. 뭐 여하간 구글과 나사에서 D-wave의 양자 컴퓨터를 산다고 설치더니만[4] 마이크로소프트가 한 발 앞서는 듯 한 느낌을 준다.

여하튼 마이크로소프트가 기술적으로 앞서고 있는게 사실이라면, 대단하구만 Freedman 선생!! 필즈상이 미래에 업적을 이룰 사람에게 주는 격려상이라는 취지로 볼 때, 매우 수상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Cédric Villani씨는 필즈상 수상 이후에 공부는 안 하고 마크롱 팀에 들어가서 정치하려는 것과 대조되는 듯-_- 얼마전에 69% 득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듯 하다.[5,6]

뭐 여하간 미래는 어찌될지 모를 일이지만, 어쩌면 컴퓨터 자체가 여태까지의 실리콘 베이스에서 전혀 다른 구조로 변하는 혁신의 시초가 될 지도 모를 일이니 좀 더 관심있게 관찰해 볼 일인 것 같다.

 


[1] 이코노미스트 A little bit, better Jun 20th 2015
[2] 주간기술동향 1796호(2017.05.17 발행) MS의 양자 컴퓨터 개발, 양자 알고리즘 연구에서 타사에 우위 (pdf)
[3] https://stationq.microsoft.com/about-stationq/
[4] 내 백과사전 양자 컴퓨터가 실용화 될까? 2013년 5월 18일
[5] https://plus.google.com/+TerenceTao27/posts/cSQAfZCUyNV
[6] http://www.villani2017.eu/

원뿔 곡선 저항운동

일전에 엘렌버그 선생의 책[1]을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는데, 엘렌버그 선생은 뭔가 잡다한 지식이 많은 사람 같다. ㅋ 엘렌버그 선생의 구글 플러스를 보니 흥미로운 위키피디아 항목 Conic Sections Rebellion이 소개[2]되어 있다. ㅋ 이 이야기에 대해 Mental Floss의 글[3]도 참고할만 하다.

1825~1830년의 예일 대학교에서는 기하학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직접 그림을 안 그렸던 모양인데, 그냥 ‘교과서 어디의 무슨 그림’ 이런 식으로 레퍼런스 방식으로 사용했던 것 같다.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심지어 시험에서조차 학생들이 직접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칠판이라는 새로운 첨단(?) 수업 방식이 도입되면서, 수학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칠판에 직접 기하학 그림을 그리도록 강제했던 모양인데, 특히 원뿔 곡선과 같은 수업에서 학생들의 반감이 심했던 모양이다.

예일 대학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집단으로 수학 기말고사를 거부하는 학생들의 저항운동이 일어났는데, 일부는 퇴학당하고 상당수가 정학을 먹는 꽤 반항적인 집단 운동이었던 같다. ㅋㅋ 위키피디아 항목을 보니 당시 정학 당한 사람들 중에 훗날 유명인사가 될 인물이 꽤 많았던 것 같다. (뭐 예일이니까-_-) 원뿔곡선은 우리 고교과정에서도 다루는 내용인데, 현대 한국의 고교생들에게는 눈꼽만큼도 공감이 안 갈 학생운동일 것 같다. ㅋㅋㅋㅋ

 


[1] 내 백과사전 [서평] 틀리지 않는 법 – 수학적 사고의 힘 2016년 8월 13일
[2] https://plus.google.com/107909926350520444591/posts/eKFkyGYBQ4A
[3] The Yale Chalkboard Rebellion of 1830 in Mental Floss

그렉 이건 선생이 그린 SU(3)의 그림자

하드 SF를 좋아하면 대부분 아실 이름인 그렉 이건 선생의 구글 플러스에서 SU(3)의 그림자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는데[1,2] 뭔 소린가 싶어서 한참 읽어봤다-_- 참고로 SU(3)는 물리학과 무슨 깊은 연관이 있는 모양이라 물리학자들의 글에서 자주 나오긴하는데, 무슨 연관이 있는지는 당췌 모르겠다 ㅋ 일전에 이야기[3]한 애니메이션 ‘버나드양 가라사대‘ 2편에서도 그렉 이건 선생의 작품이 언급된다. ㅋ

SU(3)는 complex number가 entry인 3×3 행렬집합의 부분집합인데, determinant가 1이고 unitary matrix(conjugate transpose를 하면 자신의 inverse가 되는 행렬) 행렬집합이다. 이 행렬들은 eigenvalue가 모두 complex plane 위의 unit circle 위에 놓인다.[4] 게다가 determinant가 1이므로 그 세 eigenvalue의 곱도 1이 된다. 전체 SU(3)의 각각의 원소에 대해 세 eigenvalue의 합들의 자취는 complex plane 위에서 Deltoid curve가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것을 SU(3)의 원소를 complex plane 위에 projection이라고 생각하면, 그렉 이건 선생의 말 그대로 ‘SU(3)의 그림자’가 되는 것이다. 그 그림이 [1]에 나온다.

아씨~ 그런데 왜 그런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구만-_- 일단 세 eigenvalue의 곱이 항상 1이므로 두 eigenvalue가 결정되면 세 번째는 자동으로 결정된다. 따라서 첫 번째 eigenvalue가 unit circle에 있다 치면 두 번째 eigenvalue는 unit circle 위의 한 점을 중심으로 한 반지름 1인 원이 된다. 만약 이 두 eigenvalue가 똑같은 값이라면 세 번째 eigenvalue는 시계방향으로 두 eigenvalue의 phase angle의 두 배가 되므로 Deltoid curve의 boundary가 되는 것 까지는 알겠는데, 내부를 완전히 채울 수 있는지를 어떻게 증명하는지 도통 알 길이 없다-_-

한편 본인은 Clifford torus라는 걸 처음 들었는데, SU(3)의 projection과 무슨 상관인지도 모르겠다. ㅋ

아무튼 그렉 이건 선생의 sns는 넘 빡시다는 결론-_- 걍 소설이나 읽읍시다. ㅋ

 


[1] https://plus.google.com/113086553300459368002/posts/BuWJ9eR9Qnw
[2] https://plus.google.com/113086553300459368002/posts/M9oYhoApTxR
[3] 내 백과사전 애니메이션 ‘버나드양 가라사대(バーナード嬢曰く)’에 등장하는 소설 목록 2017년 3월 2일
[4] Show that the eigenvalues of a unitary matrix have modulus 1 in math stackexchange

물리학자들이 리만 가설을 풀 지도 모른다?

해커뉴스[1]에서 괴이한 Quanta 매거진의 기사[2]를 소개하고 있다. 대부분 아시겠지만, Quanta 매거진은 신보다 돈이 많다[3]는-_- 사이먼스 선생이 만든 재단에서 발행하는 과학 웹진이다.

일전에 1+2+3+4+… = -1/12와 같은 괴이한 등식이 물리학에서 이용된다는 이야기[4]를 했는데, 제타 함수가 물리학에서 무슨 의미가 있긴 있는 것 같다. 기사[2]에 의하면 무슨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quantum system을 만들면 리만 가설이 증명될 수도 있는 모양이다. 수리 물리학자 세 명이 리만 가설의 대략적인 증명방향을 제시[5]한 모양이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요? 의사 양반???

근데 이미 아는 지식도 까먹어 가는 마당에 물리학조차 전혀 모르니, 뭔 말인지 한 개도 모르겠다. 글[5]에서 첫 문단에 있는 함수 방정식 밖에 모르겠다.

에라이~ 걍 미쿠나 봐야겠다. ㅋ

 


[1] https://news.ycombinator.com/item?id=14040885
[2] Quanta Magazine Physicists Attack Math’s $1,000,000 Question April 4, 2017
[3] 내 백과사전 [서평] 헤지펀드 열전 : 신보다 돈이 많은 헤지펀드 엘리트들 2012년 4월 12일
[4] 내 백과사전 1+2+3+4+… = -1/12 2014년 1월 13일
[5] Carl M. Bender, Dorje C. Brody, and Markus P. Müller, “Hamiltonian for the Zeros of the Riemann Zeta Function” Phys. Rev. Lett. 118, 130201 – Published 30 March 2017 DOI:10.1103/PhysRevLett.118.130201

한국 여성의 기대수명과 Bayesian model averaging

원래 여자는 남자보다 평균적으로 항상 수명이 더 긴데, 그 이유는 며느리도 모른다. ㅋ 언제나 영어 울렁증으로 좌절하게 만드는 Nautilus 지의 지난 달 기사[1]에 관련 내용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ㅋ

한 달 전 쯤에, 한국 여성의 기대 수명이 세계에서 가장 높을 것이라는 연구를 보도하는 기사[2,3]를 여러 다른 매체에서 반복적으로 봤는데, 연구자들이 점집 무당도 아니고-_- 앞으로 몇 살을 살 것인지를 무슨 수로 예측하는지 몹시 궁금해졌다. 역시 국내 기사답게 원본 논문[4]은 온데간데 없지만, 검색하면 금방 찾을 수 있다. 고맙게도 Open Access라서 무료로 읽어볼 수 있다. 한 10년전에 비해 Open Access가 무척 많아진 듯 한 느낌적 느낌이 드는데, 어쩌면 Gowers 선생의 영향[5]일 수도 있다. ㅋ

논문[4]의 저자는 경제가 발전된 35개국의 통계자료를 근거로 국가별로 남녀 기대수명을 계산했다고 하는데, 베이지안 모형 평균(Bayesian model averaging)을 사용했다고 한다. 본인은 Bayesian model averaging이라는 용어를 처음들었는데, 이리저리 검색해보니 비교적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방법 같다. 본인이 통계학에 무지해서 도통 이해가 안 되던데, 이를 설명한다고 추정되는 책[6]이 있길래 한 권 구입해서 읽어봤다. 어릴 적에는 통계학은 수학이 아니라고 열라 무시했는데-_- 지금와서 좀 후회된다. ㅋㅋㅋ

이 책[6;p179]에 베이지안 모형 평균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다. 대충 봤는데 이 책 은근히 설명이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ㅋㅋㅋㅋ 본인이 통계학에 무지해서 이리저리 검색을 참 많이 했는데, 어쨌건 그럭저럭 이해는 한 것 같다-_- 어떤 수치를 예측할 때, 추정가능한 다양한 다중적 모델이 있다고 하자. 어느 모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미래 예측이 많이 달라진다면 곤란하게 되는데, 각 모델별로 베이지안을 이용하여 어느 정도 평균을 내 주는 계산기법인 것 같다. 검색해보면 어떤 뭔가를 추정할 때, 세울 수 있는 모델의 종류가 다양하게 존재하면 이런 계산기법을 동원하는 것 같다.

란셋의 논문[4]에서는 21개의 모델을 조합하여 추정했다고 하는데, 수명예측 모델이 이렇게나 많은 건가-_- 논문[4]에 자세한 계산과정은 안 나오는 것 같기도 한데, 뭐 여하간 지식이 없어서 잘 모르겠음-_- 여하간 보험회사나 연금 쪽 사람들은 수익성 있는 보험료를 추정해야 하니 관심 있을 듯 하다.

일전에 본 사트야지트 선생의 책[7]에는 모델러가 모델러를 꼬시는-_- 이야기[8]가 나오는데, 역시 모델을 잘 잡는(?) 건 중요한 듯 ㅋㅋㅋ

 


2017.4.27
Misuse of Bayesian modelling in the Palaeolithic : the recent case of Ksar Akil in PNAS

 


[1] Nautilus Why Men Don’t Live as Long as Women MARCH 2017
[2] 한겨레 한국 여성 기대수명 세계 첫 90살 돌파…남녀 모두 1위 2017-02-22 12:36
[3] 가디언 Life expectancy forecast to exceed 90 years in coming decades 1 month old
[4] Vasilis Kontis, et al. “Future life expectancy in 35 industrialised countries: projections with a Bayesian model ensemble”, Lancet, Volume 389, No. 10076, p1323–1335, 1 April 2017, DOI: http://dx.doi.org/10.1016/S0140-6736(16)32381-9
[5] 내 백과사전 The Cost of Knowledge : Elsevier 보이콧 운동 2012년 4월 10일
[6] 강규호 저, “베이지안 계량경제학”, 박영사, 2016, ISBN : 9791130303048
[7] 내 백과사전 [서평] 파생상품 : 드라마틱한 수익률의 세계 2011년 10월 21일
[8] 내 백과사전 패션모델과 금융모델 2011년 10월 23일

R(5,5)의 upper bound가 하나 줄어들다

그래프 이론에서, n개의 점이 모두 연결되거나 m개의 점이 모두 연결되지 않은 subgraph가 항상 존재하는 vertex 개수의 최소값이 존재한다는 정리가 Ramsey’s theorem이다. 일전에 R(3,4)=9 의 증명을 설명한 적[1]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R(5,5)의 값은 아직도 알려지지 않았는데, 그 bound의 좁혀진 역사가 [2]에 설명이 잘 돼 있다. 43보다 크고[3] 49보다 작다[2]는 1997년까지의 결과가 여태까지 최신의 결과였다. wolfram mathworld[4]에는 49보다 작다는 결과의 증명이 1995년 논문[5]이라고 나와 있는데, 그 논문[5]을 대충 확인해보니 아무래도 mathworld를 작성한 사람이 착오를 한 것이 아닌가 싶다.

여하간 이 1997년 결과[2]가 여태까지 최신이라 지난 20년간 bound의 발전이 없었는데, Gil Kalai 선생의 블로그[6]를 보니 며칠 전에 upper bound가 48로 하나 줄었다[7]고 한다-_- 20년만의 진보인가 ㅋㅋㅋ

대충 보니 350,904 가지의 경우의 수로 나누어 센 모양인데, 일전에 454보다 큰 모든 자연수는 일곱개 이하의 세제곱수의 합으로 표현가능하다[8]는 이야기와 불리언 피타고라스 트리플 문제[9] 이야기도 했지만, 이제 이 동네는 컴퓨터 없으면 결과가 잘 안 나오는 것 같다. ㅋㅋㅋ

 


[1] 내 백과사전 R(3,4)=9 의 증명 2010년 9월 8일
[2] Brendan D. McKay and Stanis law P. Radziszowski. “Subgraph counting identities and Ramsey numbers”. Journal of Combinatorial Theory, Series B, 69(2):193–209, 1997
[3] Exoo, G. “A Lower Bound for R(5,5).” Journal of Graph Theory. 13, 97-98, 1989.
[4] http://mathworld.wolfram.com/RamseyNumber.html
[5] McKay, B. D. and Radziszowski, S. P. “R(4,5)=25.” Journal of Graph Theory 19, 309-322, 1995
[6] R(5,5) ≤ 48 by Gil Kalai
[7] Vigleik Angeltveit, Brendan D. McKay (2017) “R(5,5)≤48”, arXiv:1703.08768 [math.CO]
[8] 내 백과사전 454보다 큰 모든 자연수는 일곱개 이하의 세제곱수의 합으로 표현가능하다 2016년 1월 20일
[9] 내 백과사전 불리언 피타고라스 트리플 문제가 해결되었나? 2016년 5월 28일

[서평] 히든 피겨스 – 미국의 우주 경쟁을 승리로 이끈, 천재 흑인 여성 수학자들의 이야기

히든 피겨스10점
마고 리 셰털리 지음, 고정아 옮김/동아엠앤비

The Aperiodical 블로그[1]를 보니 흑인 여성 수학자 이야기가 영화로 나온다는 글을 봤는데, 당연히 영화의 원본인 책이 있겠지 싶어 검색해보니 역시나 있었다-_- 고맙게도 ebook으로 나와 있어서 슥샥 구입해서 방금 완독했다. wolfram blog에서도 관련 글[2]이 올라와 있다.

‘computer’라는 단어가 사람을 의미하던 시절에서 무생물을 가리키는 것으로 서서히 변화하는 과도기에, NACA (NASA의 전신)의 흑인 여성 컴퓨터 그룹 West Area Computers 소속 사람들이 항공학의 발전을 선도하고 나아가 우주 경쟁에서 활약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항공역학의 발전을 토대로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고, 아폴로 계획을 성공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명성이 세간에 거의 알려지지 않아 흥미롭다.

저자인 마고 리 셰털리도 위키피디아를 보니 역시나 흑인 여성인데, 저자가 과거 자료를 발굴하여 찾아낸 여성 수학자/엔지니어들은 수백명 규모로 상당히 많았던 모양인데, 지면의 한계상 저자가 가장 유명한 몇 명 정도의 이야기만 담고 있어서 (또 영화도 그러해서) 꽤 아쉬워 하는 것 같다. 주요 등장인물로 Katherine Johnson, Dorothy Vaughan, Mary Jackson 등이 있다.

책의 여러 측면에서 인종차별/성차별에 저항하여 사회를 변모하고자 했던 일화가 많다. 원래 버지니아 주가 인종차별로 악명이 높은 모양인데, 미국 랜드마크 판결중에 하나인 Loving v. Virginia 재판[3]도 괜히 나온게 아닌 것 같다. ㅋ NACA의 West Area Computing Unit도 버지니아 주에 위치했다고 한다.

책의 앞부분에는 2차대전 때 미국이 항공학과 비행술 발전에 어찌나 막대한 투자를 했던지, 계산하고 연구할 인력이 너무나 모자라는 진풍경이 좀 묘사되는데, 전후 미국이 세계 최강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이 때 기술적 선도를 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기술/과학/수학의 최정점에 있는 작업이 바로 우주선 발사인데, rocket science 라는 표현이 원래의 의미를 넘어서 열라게 복잡하고 어려운 뭔가를 가리키는 상용구가 괜히 된 것은 아닐 것이다.

중간에 ‘레이놀즈 수’라는 단어가 나오던데 (위치가 기억 안남), Reynolds number를 번역한 말이었다. 뭔 말인가 했다. ㅋㅋ

근데 찾아 보니까 영화가 내일 국내 개봉하네-_- 책에서 캐서린, 도로시, 메리 이 사람들이 한 번에 모두 등장하는 일화는 없었던 것 같은데, 영화는 실화를 좀 각색한 것 같기도 하다.

Human Computer Project 라는 재단의 웹사이트[4]가 있던데, 아마 저자와 어느정도 관계가 있을 것 같다. 책에 나오는 몇몇 사진자료가 이 사이트에도 있다. 추가적인 정보가 될 수 있을 듯.

수학적 재능을 갖춘 여자들이 사회적 불평등 때문에 활약을 못했다는 일화[5]를 보면서, 역시 똑똑한 사람도 사회적 인프라가 지지해 줘야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걸 새삼 느낀다. 일전에 광파리씨의 블로그에서 한국내 인종차별 때문에 베트남 인재가 한국을 떠났다는 일화[6]가 나오던데, 우리 사회가 놓치고 있는 인재는 없을런지?

 


2017.4.11
중앙일보 “다문화센터에 실제로 다문화는 없어 김치·한국어 전수 한국문화센터 불과” 2017.04.09 01:17

 


[1] Review: Hidden Figures in The Aperiodical
[2] Hidden Figures: Modern Approaches to Orbit and Reentry Calculations in Wolfram Blog
[3] 내 백과사전 Loving v. Virginia 2014년 2월 20일
[4] http://thehumancomputerproject.com/
[5] 내 백과사전 William Schieffelin Claytor 2017년 3월 21일
[6] ‘스타트업 코리아’ 인종차별에 발목 잡혀서야… in 광파리의 IT이야기

William Schieffelin Claytor

마고 리 셰털리 저/고정아 역, “히든 피겨스“, 동아엠엔비, 2017

캐서린은 1933년에 열다섯 살의 나이로 웨스트버지니아 주립대학에 입학했고, 뛰어난 고등학교 성적 덕분에 전액 장학금을 받았다. 그 대학의 강력한 총장 존 W. 데이비스John W. Davis 박사는 W.E.B. 듀보이스, 부커 T. 워싱턴과 함께 미국 흑인의 발전을 위한 논의를 이끈 흑인 지도자였다. 웨스트버지니아 주립대학은 규모도 영향력도 햄프턴이나 하워드, 피스크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학계의 평판은 견실했다. 데이비스는 흑인 학계의 스타들을 열심히 찾아다녔고, 1920년대 초에는 듀보이스에 이어 17년 만에 하버드 대학 역사학 박사가 된 카터 G. 우드슨이 대학의 학생과장 자리를 맡았다. MIT 출신인 제임스 C. 에번스James C. Evans는 공학부를 이끌다가 1942년 국방부의 민간 참모로 갔다.

수학과 교수 가운데에는 윌리엄 월드런 시플린 클레이터William Waldron Shieffelin Claytor가 있었다. 갈색 피부에 큰 눈과 긴 속눈썹으로 영화배우처럼 잘생긴 클레이터는 27세의 나이에 라흐마니노프를 눈부시게 연주하고, 테니스 실력도 선수 뺨치는 수준이었다. 그는 스포츠카와 개인 비행기를 소유했는데, 한 번은 비행기를 몰고 존 W. 데이비스 박사가 사는 총장 공관 위를 너무 낮게 날다가 바퀴로 지붕을 긁었다는 유명한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한다. 수학 전공자들은 노퍽 출신인 클레이터 박사가 “시골” 억양으로 복잡한 수학 문제들을 척척 증명해 내는 데 감탄했다.

클레이터의 거침없는 태도는 학생들을 겁먹게 했다. 그들은 한 손으로 칠판에 수식을 맹렬하게 적고, 다른 손으로는 그것을 역시 맹렬하게 지워 나가는 클레이터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그는 학생들의 어리둥절한 얼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 주제에서 저 주제로 바쁘게 넘나들었다. 하지만 진지한 얼굴에 안경을 쓴 곱슬머리 캐서린은 학과에 개설된 수학 과목들을 금방금방 해치웠고, 클레이터는 캐서린만을 위한 고급 과목들을 개설했다.

“자네에게는 연구 수학자로 대성할 자질이 있어.” 캐서린이 2학년을 마쳤을 때 클레이터 박사가 17세의 스타 학부생에게 말했다. “내가 자네를 도와주겠네.”

클레이터는 1929년에 하워드 대학 수학과를 우등 졸업했고, 도로시 본처럼 그 학교에 신설되는 수학 석사 과정에 등록하라는 제안을 받았다. 더들리 웰던 우다드 학장은 클레이터의 논문을 지도하고, 그에게 자신처럼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을 것을 추천했다. 점집합 위상학에 대한 클레이터의 논문은 펜실베이니아 대학 교수진을 기쁘게 했고, 수학계에서 그 분야의 중대한 진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명석하고 야심찬 클레이터는 미국 최고 수학과들의 교직 초빙을 기다렸지만, 그를 초빙한 곳은 웨스트버지니아 주립대학이 유일했다. “과학 분야의 공부를 한 젊은 유색인이 갈 곳은 대부분 남부의 흑인대학들뿐이다”라고 W.E.B. 듀보이스는 1939년에 말했다. “남부의 (백인) 도서관, 박물관, 연구소, 과학관은 흑인 연구자들에게는 문이 완전히 닫혀 있거나 부분적으로, 그것도 굴욕적인 조건으로 살짝 열려 있을 뿐이다.” 하지만 흑인 대학의 사정이 대체로 그렇듯이 웨스트버지니아 대학의 교수직 역시 “과중한 수업 부담, 학계의 고립, 과학 도서관 부재, 학술회의 참가 기회 박탈”이 내포된 자리였다.

학자로서의 실망을 자신의 높은 기준도 척척 따라오는 뛰어난 학생을 통해 보상받으려는 듯, 클레이터는 캐서린이 불리한 여건을 딛고 수학 연구 분야에서 성공할 거라는 믿음을 유지했다. 하지만 그 분야에서 흑인 여자의 전망이란 암담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었다. 만약 도로시 본이 하워드 대학 대학원에 입학했다면 그녀는 아마 클레이터의 유일한 여자 동료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석사 학위를 딴다 해도 졸업 후의 진로란 교직을 빼면 거의 없었다. 1930년에 직업적 수학자 가운데 여자는 100명을 조금 넘는 정도였다. 고용주들은 수학 학위가 있는 아일랜드 여자나 유대인 여자를 대놓고 차별했다. 그런 상황에서 흑인 여자가 그 분야에서 일을 찾을 확률은 0에 가까웠다.

“그러면 일자리는 어디서 구하나요?” 캐서린이 물었다.
“그게 자네의 문제가 될 거야.” 클레이터가 대답했다.

William Waldron Shieffelin Claytor가 누구인지 검색해봤는데, 위키피디아에는 등록되어 있지 않지만 그가 활약한 당대에는 흑인 수학자로서 꽤 이름을 날린 사람 같다. 업적을 짧게 설명하는 웹사이트[1]는 있는데, 전공은 토폴로지 쪽인 것 같다. Genealogy Project[2]에도 있다.

당대는 천재였을지 몰라도 그리 눈에 띄는 업적은 못 남긴 듯한데, 위 일화를 보니 엄청 무책임한 사람인 듯 하다-_- 역시 문제는 일자리[3]인가-_-

 


[1] http://www.math.buffalo.edu/mad/PEEPS/claytor_wschieffelin.html
[2] https://www.genealogy.math.ndsu.nodak.edu/id.php?id=359
[3] 내 백과사전 수학의 쓸모: 청년 수학자와의 대화 2017년 2월 17일

참인 명제와 증명가능한 명제의 차이

일전에 이야기한 Richard Zach 선생의 책[1]을 쓸데없이 보고-_- 있는데, 아무 설명도 없이 기호 ⊦, ⊨가 초반부터 난데없이 등장한다. 아니 이거 교재가 뭐 이래-_- 싶어서 검색을 쭉 해 봤는데, 아무래도 너무 흔하게 쓰는 기호라서 특별히 설명을 안 한듯…-_-

\vdashTurnstile, \vDashDouble turnstile이라고 부르는 듯 하다. 어느 가정의 집합 \Sigma 내에서 명제 \Phi가 증명가능할 때 \Sigma \vdash \Phi가 되는거고, 가정 집합 \Sigma 내에서 명제 \Phi가 참일 때 \Sigma \vDash \Phi가 된다고 한다.

아니 이게 무슨 차이가 있는가? 점점 더 복잡해지는데, math stackexchange에 이미 초 많은 유사한 질문들[2,3,4,5]이 있었다-_-

본인이 이해하기로는, 어떤 논리적 체계가 제대로 구성되지 않아서 거짓인 명제를 증명할 수도 있고, 참인 명제를 증명하지 못할 수도 있는 경우를 생각하는 것 같다. 어떤 논리 시스템이 거짓인 명제를 절대로 증명할 수 없는 특징을 가질 때, soundness를 가진다고 말하고, 어떤 논리 시스템이 참인 명제를 항상 증명할 수 있을 때, completeness를 가진다고 말하는 듯.

물론 가장 이상적인 논리 시스템은 soundness와 completeness를 동시에 갖추는 것이다. 근데 그게 잘 안 되는 듯. ㅋㅋ [5]에 답글을 단 사람이 설명을 제일 잘 하는 것 같다.

 


[1] 내 백과사전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에 대한 새 교재 2017년 3월 5일
[2] Implies vs. Entails vs. Provable in math stackexchange
[3] What’s the difference between “→” (implication) and “⊢” (therefore)? in math stackexchange
[4] What is the meaning of the double turnstile symbol (⊨)? in math stackexchange
[5] What is the difference between Completeness and Soundness in first order logic? in math stackexch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