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시 젠자부로와 네덜란드어 학습

스기타 겐파쿠의 회고록인 난학사시의 일부임.

난학의 세계사 – 중화적 세계를 넘어 일본이 유럽과 열대에서 접속하다
이종찬 (지은이) 알마 2014-02-19

pp41-43

나는 료타쿠가 네덜란드어를 배우고 싶어한다는 것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날짜는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지만 메이와 초기 무렵이었다. 어느 해 봄에 연례적인 쇼군 예방을 위해 네덜란드인이 에도에 왔을 때 료타쿠가 우리 집에 온 적이 있었다.

“지금부터 어디에 가십니까?”라고 물으니 “오늘은 네덜란드인 숙소에 가서 통사(통역가)를 만나 네덜란드에 대해 듣고 상황을 봐서 네덜란드어에 대해서도 질문을 할 예정이네.”라고 대답했다.

이 무렵 나는 아직 젊고 혈기왕성 했던지라 뭐든지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었기에 “괜찮다면 데려가줄 수 있습니까? 함께 여러 가지를 물어보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매우 간단한 일이지.”라고 말해 함께 나가사키야69로 갔다.

이때 왔던 대통사가 니시 젠자부로였다. 료타쿠의 소개로 나도 네덜란드어를 공부하고 싶다고 얘기했더니 젠자부로는 다음과 같이 충고해 주었다.

“그것은 완전히 헛수고입니다. 왜냐하면 네덜란드어를 배워서 이해하는 것은 너무나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물이나 술을 ‘마시다’를 네덜란드어로 무엇이라 하는지 물어보려면 처음에는 손짓으로 물어볼 수밖에 없지요. ‘술을 마시다’를 물어볼 때 먼저 잔을 놓고 술을 따라 마시는 시늉을 하면서 ‘이것은?’이라고 물어보면 고개를 끄덕이고 ‘drink’ 라고 가르쳐줍니다. 이것은 마신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조고70게코71의 경우 손짓만으로는 물어볼 수가 없습니다. 이는 일단 많이 마시는 것과 적게 마시는 것의 차이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많이 마셔도 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고 조금만 마셔도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지요. 이는 사람의 기분에 관련되므로 몸동작만으로는 보여 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좋아해서 즐긴다’라는 뜻의 네덜란드어로 ‘aantrekken’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통사 집안에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번역에 익숙해져 있는데도 이 말의 의미를 잘 알 수 없었는데, 쉰 살이 되어 이번 여행을 하는 도중에 이 의미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ann’이란 것은 본래 ‘향하다’라는 뜻이며, ‘trekken’은 ‘끌어당기다’라는 뜻입니다. ‘무언가를 향해서 끌어당기다’라는 것은 ‘맞은편에 있는 것을 자기 앞으로 끌어당기다’라는 의미입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을 조고라고 할 때도 맞은편에 있는 것을 자기 앞으로 끌어당긴다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이것은 좋아한다는 뜻이 되지요. 고향을 생각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또한 고향을 자기 앞으로 가까이 끌어당기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네덜란드어를 깊이 공부하려면 번거로워서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네덜란드인과 접하더라도 쉽게 배울 수가 없습니다. 하물며 에도에서 공부하려 한다면 더더욱 제대로 될 리가 없습니다. 노로와 아오키도 막부의 명령을 받아 매년 우리가 묵는 숙소를 찾아와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나 그렇게 순조롭지는 않습니다. 당신들에게도 쓸데없는 일이란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69 나가사키야는 네덜란드인들이 에도 쇼군에게 참부 또는 배례를 했을 때 묵었던 숙소로 주로 여기에서 교류가 이루어졌다. 에도의 경제 중심지였던 니혼바시 근처에 있었다.
70 술을 좋아해서 많이 마시는 사람.
71 술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

18세기 일본에 네덜란드어 통역사(통사)의 실력은 현대 통역사의 관점에서 보면 대단히 낮은 수준의 실력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문명간에 정보가 얼마나 퍼지기 힘든지 짐작할만한 대목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모스크바 수학 파피루스 10번 문제

모스크바 수학 파피루스린드 수학 파피루스와 마찬가지로 이집트 수학문제들을 모은 문서인데,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기원전 1850년 경 이집트 12왕조때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아마 모스크바에 소재한 푸시킨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어서 이런 이름이 붙은 듯?

모스크바 파피루스는 미지수를 ‘아하’라고 쓰는 등의 재치있는 모습이 들어 있는데, 재미와 분위기 환기를 위해, 현대 중등 수학 수업에서도 재미없는 미지수 x 보다는 가끔 ‘아하’ 같은 걸 써 보는 게 어떨까 싶다. ㅎㅎㅎ

개중에 10번째 문제는 어떤 입체도형의 겉넓이를 구하는 문제인데, 이 문제의 해석이 명확하지 않아서 현재까지도 의견이 분분하다. Luca Miatello 선생의 글[1]에 설명이 잘 돼 있던데, 원문은 다음과 같다고 한다.[1]

본인이 알기로 히에로글리프는 아랍어와 마찬가지로 자음밖에 표기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원발음은 알 수 없다. ‘ctrl’을 ‘컨트롤’이라 쉽게 읽을 수 있는 것처럼, 당대 사람들은 자음만 써놔도 쉽게 읽을 수 있었겠지만, 현대인으로서는 골때리는 문제가 된다. ㅋㅋ 이것을 로마자로 음차한 것과 현대적 해석은 다음과 같다.[1]

여기서 가장 골때리는 부분이 nb.t인데, 이 단어는 다른 어떤 수학 문서에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의미가 불명하다. Vasily Struve 선생은 이 단어가 반구(hemisphere)라는 가설을 밀었고, T. Eric Peet 선생은 이 단어가 절반이 잘린 원기둥이라는 가설을 밀었던 모양이다. ㅎㅎ 여러가지 의견[2]이 나오는 모양인데, 더 많은 문서가 발굴되지 않는 이상, 판정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별 영양가 없는 내용인데, 조사한게 아까워서 걍 포스팅해봤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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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iatello, L. (2013). “Problem 10 of the Moscow Mathematical Papyrus: Corrupted Part or Technicality?“, Göttinger Miszellen 237 (2013), 55-70. Göttinger Miszellen.
[2] “A new interpretation of Problem 10 of the Moscow Mathematical Papyrus”, Leon Cooper, Historia Mathematica Volume 37, Issue 1, February 2010, Pages 11-27 https://doi.org/10.1016/j.hm.2009.05.001

분리부정사 Split infinitive

아라비아의 로렌스 – 전쟁, 속임수, 어리석은 제국주의 그리고 현대 중동의 탄생 | 걸작 논픽션 12
스콧 앤더슨 (지은이), 정태영 (옮긴이) 글항아리 2017-06-12

p327

그러나 지략의 귀재였던 로렌스는 자신의 특별한 재능을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그것은 바로 다른 사람의 부아를 돋우는 능력이었다. 그는 이렇게 썼다.

“나는 틈만 나면 이스마일리아의 새로운 동료들에게 다른 정보요원들보다 무지하며 무능하다고 타박했다.(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나아가 그들이 작성한 보고서를 들추며 쇼의 분리부정사[“to go quickly” 를 “to quickly go”로 바꾸는 어법. 영국의 대문호 조지 버나드 쇼는 분리부정사가 틀렸다고 지적하는 사람들을 강하게 비난했다]나 동어반복 따위는 현학적인 말투라고 비꼬아 작성자를 열받게 만들곤 했다.”9

로렌스의 전략은 먹혀들었다. 1916년 9월 말, 로렌스는 로널드 스토스제다행이 임박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열흘간 휴가를 신청했고, 한껏 짜증나 있던 상관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냉큼 허락했다. 로렌스는 이런 식으로 공식적인 경로를 전혀 거치지 않고 로널드 스토스의 수행단에 끼어들어 생애 최초로 아라비아 땅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10

 


9 Lawrence, Seven Pillars of Wisdom: A Triumph (1922 “Oxford” text). Blacksburg, VA: Wilder Press, 2011, p63.

10 로렌스가 아무런 공식 자격 없이 제다에 갔다는 것은 표면적인 사실에 불과했다. 그가 스토스와 동행해서 “아라비아의 상황을 충분히 파악하고” 돌아오도록 길버트 클레이턴이 막후에서 손을 썼기 때문이다.(1916년 10월 9일 클레이턴이 윈게이트에게; SADD Wingate Papers, W/141/3/35). 이는 클레이턴이 로렌스를 아랍국으로 다시 데려오기 위한 노력과 관련이 있었다.

분리부정사가 뭔지 이 책을 보고 처음 알았는데, ㅎㅎㅎ to 부정사의 to와 동사 사이에 부사를 끼워넣는 형식을 말하는 듯 하다. 나름 논쟁적인 표현인 모양인데, 언어 규범론자들은 이런 용법에 꽤 오래전부터 문법적으로 틀렸다고 반대를 해 온 것 같다. 근데 1998년에 옥스퍼드 사전에서도 이러한 용법을 허용했다니[1] 분리 부정사가 문법적으로 틀렸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ㅎㅎ

일전에 than이 접속사냐 전치사냐에 대한 논쟁[2] 이야기도 했는데, 한국인으로서는 영문법의 규범 논쟁에 무척 공감하기 어렵지만 ㅎㅎ, 언어 규범론자들은 나름 핏대를 세우며 싸우는 토픽인 것 같다. 이코노미스트지의 Johnson 칼럼에 그런 부류의 논쟁이 꽤 자주 소개된다. 뭐 대충 써도 상관없을 듯 하지만, 일전에 가정법에서 was/were 처럼[3] 나름 배운 티를 내는 문장을 쓰려면-_- 가능하면 분리부정사는 회피하는 게 좋을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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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앙일보 “영어 ‘to 부정사’ 분리가능” 옥스포드사전 미국판 1998.10.28 00:00
[2] 내 백과사전 다음 빈 칸에 들어갈 적절한 단어는? “I’m tall, but my brother is taller than __” 2017년 12월 12일
[3] 내 백과사전 가정법에서 was와 were 2014년 3월 10일

일본어 한자 빈도분석 : 일상 일본어의 90%를 커버하는 777개의 한자

에드거 앨런 포의 유명한 소설 ‘The Gold-Bug‘에는 영문에 등장하는 알파벳의 출현 비율이 다르다는 사실을 이용해 암호를 해독하는 빈도분석법이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고전적이고 기초적인 암호해독 기법 중 하나이긴 한데, 일전에 이걸 너무 남용한 사례에 대한 이야기도 한 적[1]이 있다. ㅎㅎㅎ

해커 뉴스[2]에 일상 일본어의 90%를 커버하는 777개의 한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있던데, 원문[3]에는 무슨 근거로 777개의 한자를 선택한 건지 출처가 제대로 나와 있지 않다. 해커 뉴스의 댓글을 보니 누가 그걸 찾아놨길래, 그 연구[4]를 대충 봤다.

보니까 아시히 신문 기사를 기반으로한 코퍼스를 바탕으로 통계를 낸 것 같다. appendix A[4;p489]에 대략 상위 3000개의 한자를 빈도수와 함께 나열하고 있다. 본인의 초 짧은 일본어 실력으로는 100위 정도까지밖에 모르겠다-_- 사실 90%면 원활한 일상 글읽기에는 좀 문제가 있는 수준이긴 하지만, 모르는 단어는 문맥상 대충 때려맞춘다고 가정하면, 핵심 및 분위기 파악 정도는 가능한 수준의 독해 능력이 아닐까 싶다. 근데 요새는 한-일 번역기 수준이 꽤 좋아서, 일본어를 전혀 몰라도 텍스트의 핵심파악 같은 건 쉽게 되긴 한다-_- appendix B에는 히라가나, appendix C에는 카타카나의 출현 빈도가 나와 있다. 본 블로그에서는 첫 300개 한자만 올려 놓음.

아무래도 기반이 신문기사다 보니까, 정치관련 한자(정당 이름이라든지)가 상당히 상위권에 있는 듯 하다. 일상 회화에서 그런 한자 출현빈도는 좀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듯 하다.

한글 자모의 통계도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2005년 통계[5]가 있었다. 통계의 기본이 된 코퍼스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세종 코퍼스를 쓴 듯 하다. 어디서 듣기로는 한국어 코퍼스 중 이용가능한 유일한 코퍼스라나 뭐라나-_-

1	2105587	초성	ㅇ
2	1926007	중성	ㅏ
3	1355527	중성	ㅣ
4	1328090	종성	ㄴ
5	1171038	초성	ㄱ
6	1151976	중성	ㅡ
7	942819	중성	ㅓ
8	862073	중성	ㅗ
9	800785	초성	ㄷ
10	776891	종성	ㄹ
11	756477	초성	ㅅ
12	748509	초성	ㅈ
13	635299	초성	ㅎ
14	617205	종성	ㅇ
15	610211	초성	ㄹ
16	596893	초성	ㄴ
17	592419	중성	ㅜ
18	429661	초성	ㅁ
19	422490	중성	ㅕ
20	411538	종성	ㄱ
21	409768	중성	ㅐ
22	393695	중성	ㅔ
23	359029	초성	ㅂ
24	258542	종성	ㅁ
25	219186	종성	ㅆ
26	200266	초성	ㅊ
27	179818	중성	ㅢ
28	162656	중성	ㅘ
29	133729	종성	ㅂ
30	114592	종성	ㅅ
31	106679	초성	ㅌ
32	99794	중성	ㅚ
33	98986	초성	ㅍ
34	94576	중성	ㅛ
35	72604	초성	ㄸ
36	64997	초성	ㄲ
37	63728	중성	ㅑ
38	57373	중성	ㅝ
39	48097	초성	ㅋ
40	47506	중성	ㅟ
41	47135	중성	ㅠ
42	44394	중성	ㅖ
43	30376	종성	ㄶ
44	29184	초성	ㅆ
45	26948	종성	ㅎ
46	25868	종성	ㅄ
47	25341	종성	ㅌ
48	20434	초성	ㅉ
49	18535	종성	ㄷ
50	17173	종성	ㅈ
51	16938	종성	ㅍ
52	16037	초성	ㅃ
53	11215	중성	ㅙ
54	9944	종성	ㅊ
55	7330	종성	ㄺ
56	6068	종성	ㄲ
57	4344	종성	ㄻ
58	3769	중성	ㅒ
59	3023	종성	ㅀ
60	2790	종성	ㄵ
61	2183	종성	ㄼ
62	2035	중성	ㅞ
63	357	종성	ㄳ
64	302	종성	ㅋ
65	131	종성	ㄾ
66	78	종성	ㄿ
67	5	종성	ㄽ

근데 을 쓰는 한국어 단어가 있긴 있나??? 싶어서 검색을 해 봤는데, 있긴 있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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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백과사전 자연어 처리로 Voynich manuscript를 해독하기 2018년 9월 13일
[2] The most frequent 777 kanji, gives 90% coverage of Kanji in the wild (hacker news)
[3] The Triple 7 Kanji List (japanesecomplete.com)
[4] Chikamatsu, N., Yokoyama, S., Nozaki, H. et al. “A Japanese logographic character frequency list for cognitive science research” Behavior Research Methods, Instruments, & Computers (2000) 32: 482. https://doi.org/10.3758/BF03200819
[5] 현대 국어 사용 빈도 조사 2 (korean.go.kr)

한국어 번역 방해기

숙박업자가 숙박 리뷰에 나쁜 평을 삭제하기 때문에, 외국 숙박 리뷰에서 번역기를 회피하는 한국어 사용자 전용 리뷰를 남기는 사람이 있었다.[1,2,3] 이거 제일 처음에 누가 생각한건지 하여튼 잔머리 하나는 끝내주는구만. ㅋㅋ

어떤 사람이 한국어 번역 방해기[4]를 만든 걸 봤는데, 이런 작업을 자동화 해주는 사이트다. 근데 시험삼아 ‘한구거 벉엮 방햬긔’를 구글 번역기로 돌려봤더니[5] ‘Korean translation jammer’라고 정확하게 번역 되어 나온다!!! 구글 번역기 진짜 대단하구만. ㅋㅋㅋ 이거보다 더 높은 레벨의 jammer filter를 사용해야 정상번역이 안 된다.

일전에 본 1픽셀 방해를 하거나[6]나 방안의 코끼리[7]를 두어 이미지 인식 방해를 하는 것처럼, 이것도 문장 인식 방해라는 점에서 일종의 인공지능 fooling이라 생각해도 좋을 듯 하다. 일전에 의료 영상에 악의적 에러를 포함시켜, 인공지능의 오진을 유도하는 공격법에 대한 연구[8,9]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런 종류의 jammer를 만들고 그것을 회피하는 등의 창과 방패싸움은 끝이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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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5.13
“한글 번역 방해기”를 소개합니다. (bomdol.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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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7.18

단어우월효과는 한국어에만 있는 현상은 아니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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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선일보 ‘한국인 전용’ 여행 후기 번역기 돌려보니? 2017.05.22 21:44
[2] 외국 숙박 후기에서 보는 한글의 위대함.jpg (todayhumor.co.kr)
[3] 인사이트 ‘구글 번역기’는 해석 못하지만 우리는 알아듣는 한글의 위대함 2018.10.08 19:23
[4] 한국어 번역 방해기 (xeno.work)
[5] 한구거 벉엮 방햬긔 google 번역 결과 (translate.google.com)
[6] 내 백과사전 1픽셀로 deep neural network를 무력화 하기 2017년 10월 31일
[7] “The Elephant in the Room”, Amir Rosenfeld, Richard Zemel, John K. Tsotsos, (Submitted on 9 Aug 2018) arXiv:1808.03305 [cs.CV]
[8] https://www.facebook.com/yoonsup.choi/posts/2744397698933510
[9] Samuel G. Finlayson, et al. “Adversarial attacks on medical machine learning”, Science 22 Mar 2019: Vol. 363, Issue 6433, pp. 1287-1289, DOI: 10.1126/science.aaw4399

French leave : 몰래 떠나다

유튜브에서 러시아어 idiom을 설명하는 영상[1]을 봤는데, 러시아어에서 “영국인처럼 떠나다(уйти по-английски)”라는 idiom의 의미는, 영어에서 “프랑스인처럼 떠나다(French leave)”라는 뜻이라고 설명하는 거다-_- 이게 뭔 말이야? 혼란하다 혼란해-_-

근데 영어사전[2]을 보니 French leave라는 표현이 있었다!! 헐 처음 알았네. ㅋㅋ 은근슬쩍 몰래 도주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idiom이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유럽언어들은 이런 행위를 다른 나라 사람으로 표현하는 것이 일반적인 듯 하다. 위키피디아에 나온 내용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체코어 -> 영국
프랑스어 -> 영국
독일어 -> 프랑스 또는 폴란드
헝가리어 -> 영국
이탈리아어 -> 영국
폴란드어 -> 영국
루마니아어 -> 영국
우크라이나어 -> 영국
포르투갈어 -> 프랑스
러시아어 -> 영국
스페인어 -> 프랑스
왈롱어 -> 영국
영국 -> French leave 말고도 Irish goodbye라는 표현도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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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보니 Greek to me라는 idiom이 생각나는데, 무슨 말인지 눈꼽만큼도 못 알아 들을 때, 영어로는 “나에게 그리스어다”라는 표현을 쓴다. 근데 이게 또 국가별로 복잡한 관계를 가진다. 유명한 언어학 블로그인 Language log에 알아보기 쉽도록 언어별 directed graph[3]가 나와 있으니 이미지를 카피해서 올려본다.

그리스어로는 ‘중국어 같다’는 표현을 쓰는데, 많은 언어들이 중국어를 가리킨다고 한다. 근데 정작 만다린이나 광동어에서는 ‘鬼畫(유령같은 그림)’이나 ‘天書/天书(하늘의 문자)’와 같은 표현을 쓰는 듯 하다.

일본어에는 본인이 알기로 외국어로 표현하는 idiom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 다만, 일본어로 전혀 이해가 안 되는 말이라는 의미로 ちんぷんかんぷん(친푼칸푼)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예전에 알렉사[4]에게 물어보니-_- 이 말은 에도 시대때 네덜란드 사람들의 말을 듣고, 그 소리를 흉내내서 탄생한 표현이라고 한다. 진짠가 싶어서 검색해보니 그 비슷한 설명[5]이 있긴 있었다.

10년 전에 야쿠시마에서 삽질-_-을 할 때[6], 섬에서 히치하이킹을 할 때, 내가 일본어를 독학했다고 말하니, 할배가 ‘나한테는 외국어는 친푼칸푼이여~~’라는 말을 하는 걸 들은 경험이 있다. 그 순간, 바로 얼마전에 외운 단어를 직접 원어민에게 듣는 카타르시스(?) 비스무리한 경험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ㅎㅎㅎㅎㅎ

한국어에는 이에 대응하는 표현이 없는 게 아쉽구만. ㅎㅎ 아무래도 역사 기간 동안 외국어와의 접촉이 많지 않아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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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Popular Russian idioms (youtube 5분 10초)
[2] French leave (dic.daum.net)
[3] The directed graph of stereotypical incomprehensibility (languagelog.ldc.upenn.edu)
[4] 내 백과사전 아마존 에코로 선풍기 음성 제어 ㅋㅋ 2018년 4월 7일
[5] ちんぷんかんぷん (gogen-allguide.com)
[6] http://zariski.egloos.com/2414218

f 와 v 발음은 신석기 이후 부드러운 음식 때문에 발생했다는 주장

popular archaelogy 기사[1]를 보니 사이언스지에 실린 흥미로운 연구[2]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 포스팅함.

한국어에는 없지만 영어에는 있어서, 토종 한국인들이 영어로 말할 때 발음이 어색한 요인들 중의 하나가 f와 v와 같은 labiodental consonant가 아닐까 싶다. 과거에 언어학자 Charles Hockett 선생이 f와 v발음은 신석기 이전에는 인류 언어에 없었다가, 농업혁명으로 인해 음식들이 부드러워지는 변화로 생겨났다는 혁명적인(?) 주장[3]을 한 적이 있었던 것 같다.

세계 여러 언어들에는 영어의 a와 m과 같은 일반적인 발음도 있지만, 일전에 이야기한 Click consonant[4]와 같은 독특한 발음도 있는데, 이와 같은 언어의 발음다양성은 일반적으로 우연적 결과로 설명되는 것이 보통이라 Hockett 선생의 주장은 인류학계에서 나름 파격적이었던 모양이다. 뭐 본인은 다 처음 듣는 이야기라 틀릴 수도 있으니 대충 흘려 들으시라-_-

여하간 그래서 먹는 걸 모델링해서 시뮬레이션 해봤다는 주장같은데,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중국어만 해도 f 발음이 있지만, 한국어/일본어에는 없는데, 중국인이랑 한국인의 음식의 경도 차이가 얼마나 날런지… ㅎㅎ 게다가 파푸아뉴기니 섬 내의 놀라운 언어다양성[5]은 음식으로 설명가능할 듯하지는 않아 보인다. 아무래도 언어다양성은 우연성이 더 클 듯 하다.

여하간 언어학과 고인류학 모두에 관심이 있는 본인으로서는 재밌어서 글을 함 써봄.

논문에 자주 나오는 edge-to-edge bite라는 말을 처음 들었는데, 앞이빨로 음식을 자르는 씹기를 의미하는 듯. 검색해보니 치과 관련 사이트가 엄청 많이 나오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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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3.16
이코노미스트 에스프레소 What the F? language Mar 16th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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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3.19
[바이오토픽] 동영상으로 보는 순치음(脣齒音)의 비밀 – 인류의 언어를 바꾼 식생활 (ibric.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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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popular archaelogy Diet-Related Changes in Human Bite Spread New Speech Sounds Thu, Mar 14, 2019
[2] “Human sound systems are shaped by post-Neolithic changes in bite configuration”, D. E. Blasi, S. Moran, S. R. Moisik, P. Widmer, D. Dediu, B. Bicke, Science 15 Mar 2019: Vol. 363, Issue 6432, eaav3218 DOI: 10.1126/science.aav3218
[3] C. F. Hockett, Distinguished lecture: F. Am. Anthropol. 87, 263–281 (1985). doi: 10.1525/aa.1985.87.2.02a00020
[4] 내 백과사전 Click consonant 흡착음 2015년 5월 29일
[5] 내 백과사전 파푸아뉴기니의 언어 다양성 2013년 12월 27일

음성기호 Phonetic Code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은 원래 해군을 지원했는데, 사관학교에서 수학성적이 좋은 바람에 포병을 추천받았다고 한다.[1] 이후 방데미에르 쿠테타에서 나폴레옹이 대포를 이용한 신속한 진압에 성공하여 유명인사가 되었고, 이후 승승가도를 달리며 승진하였다. 만일 역사상 최고의 장군[2]인 나폴레옹이 포병이 아니었다면, 진짜로 세계사는 상당히 달라졌으리라 생각한다. ㅎㅎㅎㅎ 한 개인의 수학실력이 역사를 결정하는 몇 안되는 사례가 아닐까-_-

뭐 여하간 이는 국내사정도 비슷한데, 주변사람들을 관찰해보니 경험상 수학과 남학생들은 특별히 지원병과가 없으면 대체로 포병/박격포 주특기를 받게 되는 듯 하다. 본인도 측지반에서 복무했다. 무릇 포병과 수학은 (쓸데없지만) 나름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ㅋㅋㅋㅋ

무전병이나 포병은 원거리에서 정보를 주고받아야 하기 때문에, 나름의 Error detection and correction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데, 수치를 주고받을 때 쓰는 숫자 읽기로 ‘하나 둘 삼 넷 오 여섯 칠 팔 아홉 공‘은 포병과 무전병에게 필수다. 포병은 모든 숫자 읽기에 이것을 적용하는데, 이것을 실수할 경우 선임이 신참을 갈구는 좋은 요소가 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를 들어 세 번째 물건을 ‘셋’이라 세는 경우, 개갈굼을 당한다. ㅋㅋㅋ) 지나고나서 하는 이야기지만, 갈굼 당하는 것 자체는 부조리이긴 하나, 이것을 체화하지 않으면 작전을 원활히 진행할 수 없으니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롱카운트’로 알파벳의 철차 하나하나를 일일이 원거리로 송신할 때,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 알파벳을 일일이 분해하는 음성기호를 사용한다. 어릴 때는 이것을 왜 외우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고, 이해도 되지 않았으므로 그냥 외웠지만, 지나고 보니 이것을 Phonetic Code라고 부르는 걸 알게 됐다. ㅎㅎㅎㅎ 좀 검색해봤는데, 역시나 나무위키에 밀덕이 많은건지 자세히 나와있다.[3] 쓸데없이 초 훌륭하네-_- 한국어의 음성기호가 있는 줄 처음 알았다. ㅎㅎ 내가 배운 영문 음성 기호는 NATO에서 쓰는 음성기호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군사적 적대관계에 있으면 이 코드를 공유하지 않으므로 러시아는 별도의 코드[4]를 쓰는 듯 하다. 사실 러시아어에 대해 찾아보다가 나온거다.

아 이걸 보니 어릴 때, 군대에서 숏카운트로 개갈굼당하던-_- 추억이 생각난다. ㅋㅋㅋ 수학과 학생들은 포병되기 전에 좀 외워 두는 게 좋을 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총번, 군번등의 각종 숫자나열을 연습없이 숏카운트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듯 하다.)

영화 같은데서 무전신호로 알겠다는 의미로 roger라고 대답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는데, 1956년 이전 음성기호는 r이 roger(현재는 romeo)이다. received의 의미로 ‘r’을 말하려고 roger가 된 듯 한데, 확실하지는 않다. 혹시 진위를 아시는 밀덕은 출처와 함께 댓글 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칭 밀덕이라는 사람들이 출처없는 정보를 남발하는 경우가 많아서…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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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백과사전 나폴레옹이 포병이 된 이유 2012년 7월 12일
[2] 내 백과사전 데이터 분석으로 비교한 역사상 최고의 장군? 2018년 8월 19일
[3] 음성 기호 (나무위키)
[4] Russian phonetic alphabet (priyom.org)

catch-22의 의미

이코노미스트지 기사[1]를 읽다가 catch-22 라는 표현이 나오던데, 이게 뭔 뜻인가 싶어서 검색을 해 봤다. ㅎㅎ

Catch-22라는 소설이 있나 본데, 본인은 읽은 적이 없다. 한국어 위키피디아 항목이 별도로 있는 걸 보면 꽤 유명한 소설인 듯. 대충 내용을 짐작해보면, 집단 속에 존재하는 상호 모순적인 규정들 사이에서 방황하는 개인의 심리를 묘사하는 작품 같다. 국내에 역서[2,3]도 있다.

한편, 이 문구에 대해 위키피디아 항목이 별도로 있는 걸 보면, 나름 꽤 널리 쓰이는 상용구 같다. 모순적인 규정에 처한 개인의 곤란을 가리킬 때 쓰는 듯 한데, 이코노미스트지 기사[1]에서는 그냥 모순과 동의어로 사용하는 것 같다. 이 단어도 언젠가 dotard[4] 처럼 될지, 흥하게 될런지 두고봐야 할 듯 하다. ㅎㅎㅎ

contradiction, paradox, 딜레마, oxymoron, zugzwang, 내로남불 등등등 이상한 단어도 초 많은데 자꾸 단어를 더 보태는 구만. ㅋㅋㅋ 오늘도 상식이 늘어난 것 같아 기분 좋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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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코노미스트 For emerging markets, a more fearful Fed is a less frightful one Jan 10th 2019
[2] 캐치-22 1 조지프 헬러 (지은이), 안정효 (옮긴이) | 민음사 | 2008-08-22 | 원제 Catch-22 (1961년)
[3] 캐치-22 2 조지프 헬러 (지은이), 안정효 (옮긴이) | 민음사 | 2008-08-22 | 원제 Catch-22 (1961년)
[4] 내 백과사전 미국인이 북한에게 배우는 영단어 dotard 2018년 1월 6일